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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여왕

눈물의 여왕 - 용두리 슈퍼에서 벌어지는 황당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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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삐딱뷰입니다.
땡빚이 있어도 책임지겠다던 현우
약속을 지켰네요.

 

모슬희, 윤은성에게 재산 다 뺏긴 퀸즈의 가족들이
현우의 고향인 용두리로 가게 됐죠.


그렇게 시작된 재벌들의 시골 생활
컨츄리 퀸즈 농촌 활동에서는
어떤 황당한 일들이 펼쳐질까요?

우선 제일 적응을 못하는 사람은
퀸즈의 금쪽이인 홍수철입니다.
저녁 식사 때부터 문제를 일으키죠.

용두리 도착 첫날
떼로 들이닥친 퀸즈 일가들 때문에
일제히 당황한 현우네 가족들

모두가 어안이 벙벙
놀란 표정으로 얼어있자
현우가 천천히 입을 뗍니다.

"처갓댁이 쫄딱 망해서 일단 여기로 왔어요"
"자세한 건 차차 말씀 드릴게요"

다들 눈이 휘둥그레 집니다.
퀸즈가 거지가 됐다니, 믿을 수 없는 현실
백현태가 말합니다.

"이게 뭔 드라마 같은 일이여?"

아버지가 등을 찰싹 치면서 말하네요.
"드라마 맞어, 이놈아"

사태 파악 빠르게 한
인정 많은 현우의 엄마가 말합니다.


"망한 건 망한 거고, 일단 배부터 채워야제"
"들어들오소"

그렇게 모두 모인
해인과 현우네 가족들

분명 급하게 차린 것 같은데
상다리 부러질 것 같은 18첩 반상
메인 요리인 닭백숙까지 떡하니 놓여있습니다

"승질 드러운 놈으로 잡아서 만든거라
쫄깃하고 맛날 것이여"
"차린 건 없지만 많이들 드소"

종일 굶어서 군침 흘리는 홍범자와는 달리
홍수철이 불평불만을 늘어놓습니다.


"이게 뭐에요?"
"우린 개인 맞춤 셰프가 해준
원산지 확실한 스테이크만 먹는데요?"

홍해인이 눈 째리면서 작게 말합니다.
"가마솥 들어가기 싫으면 조용히 먹어라"

풀 죽은 홍수철
먹을 건 물 밖에 없다고 생각해 물 찾다가
앞에 놓인 주전자를 보고 기겁을 합니다.

"물을 여기에 담아서 먹어요?"
"3단 정화 살균 케어 미네랄 워터 없어요?"

말 떨어지기 무섭게 날아오는
홍해인의 풀스윙 뒤통수 싸대기

"주전자 물 그냥 처마시라고!"

눈 앞에서 펼쳐진 갑작스런 폭력 사태에
현우네 가족들이 일제히 얼어버립니다.

백두관이 떨리는 젓가락 부여잡으며 말하죠.
"아따 우리 며느리 허벌나게 박력있네"

그렇게 공개적으로 처맞고 몹시 슬퍼진 홍수철
많이들 드세요 하고 혼자 조용히 빠져나와
시골길을 터벅터벅 외롭게 걷는데
밤 하늘 별들 사이로
도망간 아내와 아들의 얼굴이 떠오르자
그리움이 사무치게 밀려옵니다.

앞에 보이는 정자에 털썩 앉아
천다혜가 남기고 간 편지를
다시금 꺼내보는 홍수철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있죠.

'수철 씨 미안해, 난 사실 당신을 속였어
우리 아버지 대학교수도 아니고
나 미국 물 먹은 여자도 아니야
내가 아는 미국 물은 조니워커 블루 밖에 없어
술집에서 일 하다가 당신 돈 보고 접근한거야
돈 벌었으니까 이젠 떠날게
다신 나 같은 여자 만나지 마
사실 내가 5살 누나야
내 얼굴 진피층엔 지방 보다
필러, 보톡스 성분이 더 많아
한때나마 진심이었어, 꼭 행복해야 돼
그리고 건우는 내가 잘 키울게, 당신 애 아냐'

수철은 쏘우급 반전과 수수께끼가 다 섞여 있는
믿지 못할 편지를 다시금 읽으며 또 눈물을 흘립니다.

"안 그래도 머리 나쁜데 뭔 소린지 하나도 모르겠다.
뭐가 진짜고 뭐가 가짜지?
건우가 내 애가 아니라는 건 뭔 소리야?"

그런데 편지를 자세히 보니
지금까지는 멘탈 나가서 발견하지 못했던
아주 작은 맨 밑의 흐릿한 글씨가 눈에 띕니다.

"이게 뭐지?"
가까이 들여다보는 홍수철

"윤은성이 준 나폴레옹에 몰카"
"몰카? 뭔 소리여?"

한줄 더 있습니다.
"내 서랍에 윤은성, 모슬희 녹음 파일"
"녹음 파일? 뭔 녹음 파일?"

도무지 알 수 없는 말들만 써있습니다.

"아, 자존심 상하지만 똑똑한 매형한테
이게 뭔소린지 물어봐야 되나?"

네, 어차피 돈 다 챙긴 천다혜는
그래도 한때나마 남편이었던 홍수철한테
모슬희와 윤은성 잡을 무기를
조금이나마 쥐어주고 떠난 것이었죠.

이제 이 편지를
백현우가 보기만 하면 됩니다.


홍수철과 달리 백현우는
얼굴과 두뇌 모두 스마트하기 때문에
기생충 모자의 작당모의 증거들을 확보해
그들 감방 보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겁니다.

그렇게 편지를 부여잡고 한없이 슬퍼하는 수철

눈물, 콧물 쥘쥘 짜고 있는데
어떤 여자가 멋대로 옆에 와서 앉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방실, 용두리의 자뻑 여왕
현우의 첫사랑이 자기였다고
마음대로 착각하고 있는 그녀죠.

화들짝 놀란 홍수철

"누구세요?, 내 영역에 허락도 없이?"

방실이 인자한 누나 미소 지으며 말합니다.

"귀티나게 생긴 분이 울고 있는 게 안타까워서요.
실연이라도 당하셨나봐요?"
걱정 마세요, 여자는 많응께
나랑 분위기 좋은 달빛 아래 소똥 내음 리듬 삼아
진도 한번 진하게 빼보실라우?"

라고 하니 기겁하면서 고개 젓는 홍수철
절래절래 목 흔드는 속도가 너무나도 빨라
얼핏보면 건전지나 태엽 감은 관절 인형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연상 알러지가 있어서요"

후다닥 뛰어 들어가
공포를 잠으로 이겨내는 수철

다음날, 해가 중천
몹시도 따분함이 밀려옵니다.

서울과 달리 시간이 멈춘듯한
용두리의 여유가 나쁘진 않았지만
이대로 방구석에만 계속 있으니
자꾸 다혜와 건우의 얼굴이 떠올라 미칠것만 같았죠.

"에이 모르겠다, 술이나 마시자"

박차고 나와 용두리 슈퍼로 향합니다.
들어가니 가게를 지키고 있던 영송이 말하네요.


"아이고 어쩌죠, 여기 사장님이
잠깐 자리를 비웠는데"

수철이 말합니다.

"그 사장님이 내 사돈어른이에요"
"그 사장님의 아들이 내 매형이라고요, 언더스탠?"
"막걸리 좀 마실게요"

너무 당당한 싸가지에 할 말이 없어진 영송
수철이 막걸리와 오징어 숏다리 꺼내가는 걸
그냥 지켜볼 수 밖에 없습니다.

슈퍼 앞 평상에 자리 깔고 앉은 홍수철
막걸리가 한잔 두잔 들어가니
다시금 외로움 밀려와
가슴팍에서 가족 사진을 꺼내어 봅니다.
눈시울 붉어지면서 혼잣말로 말하죠.

"건우가 내 아들이 아니면
도대체 누구 아들이라는 거야?"

그렇게 눈물, 콧물 쌍으로 훌쩍이는데
갑자기 영송이 나타나 사진을 가로챕니다.

"안 닮았네, 안 닮았어"
"닮은 것 같지만 안 닮았다 이 말이여"

수철이 버럭합니다.
"뭐에요 갑자기?! 사진 안 내놔?!"

라면서 오징어 숏다리 뾰족한 끄트머리를
영송의 목에 겨눕니다.
아랑곳 않고 자기 할 말만 하는 영송

"대단히 외람된 말씀입니다만
아빠랑 하나도 안 닮았네요"

"내가 대충 얘기는 들어서 알고 있는데..."
"애 엄마 도망갔죠? 애 데리고?"

"딱 보니까 술집 여자가 원나잇해서 애 낳은거네"
"그쪽 아들 아니니까 정 떼요"

"뭐야 이 삼시세끼야?!"
완전 흥분해서 달려드는 수철

영송은 멱살 잡힌채 뒤로 밀려나면서도
꿋꿋이 말합니다.

"혹시 술 마실 때마다 두 손을
휴대폰 가게 풍선처럼 팔락팔락
한시도 가만히 안있질 않았어요?"

"맨날 필요 이상으로
심지어 부부만 있을 때도
너무 교양 있는 말투만 쓰지는 않았어요?"

멱살 잡고 있던 손의 힘이 서서히 풀리는 수철
"다.. 당신이 그걸 어떻게?"

"와이프 이름이 뭐에요?"
영송이 오히려 되묻습니다.

"천다혜요, 그건 왜요?"

"가운데 글자 빼면 천혜, 나 천해"
"딱봐도 얼굴에 술집 여자라고 다 써있구만"

영송이 호기롭게 말하자
수철은 모든 걸 내려놓은 듯
힘 없는 목소리로 말합니다.

"맞아요, 자기 술집 여자였대요"

영송이 위로하듯 말합니다.

"쯧쯧쯧.. 이렇게 사람 보는 눈이 없어서야
"퀸즈가 망했다고 하더니
이 여자도 한패였던 거구만"

천다혜도 한패였다는 말에
홍수철의 울음보 또 터집니다.

알고 있지만 애써 부정하고 싶었던 그 말을
영송이 굳이 말로 끄집어 냈기 때문이죠.

그렇게 터진 눈물보와 함께
고아원 도적떼들이 자기 집에 한 짓을
모조리 털어놓습니다. 한풀이하듯이 말이죠.

영송은 용두리의 오은영
수철은 퀸즈의 금쪽이
금쪽이가 오은영한테 상담 받는 모양새입니다.
그렇게 조금씩 돈독해지는 영송과 수철

"모름지기 사람은 겉이 아닌 속을 봐야 하는 거여
힘내서 와이프 잘 조지고 퀸즈도 찾고 그래야지"

영송의 솔루션 덕에
조금씩 다시 일어날 힘을 얻는 수철

그런데 바로 그때
어떤 어르신이 냉장고에서
막걸리를 그냥 꺼내가는 게
수철의 눈에 포착되었습니다.

달려가서 어르신의 손을 붙잡는 수철
"뭐에요? 돈 내고 가셔야죠?"

어르신이 말합니다.
"뉘슈? 이거 외상인디?"

"나 이 집 식구에요. 슈퍼 사장님하고 사돈, 가족"
"뭘 당당하게 외상이래? 돈 내고 가요!"

어르신이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말합니다.
"아.. 이장댁 사돈?"
"그런데 난 항상 이렇게 하는디?"
"이장이 내 얼굴 다 알어, 돈은 다음에 주면 돼"

그말 듣고 발끈하는 수철
"막걸리 내놔요, 돈 안 주면 못 가져 가"

급 당황한 어르신
결국 막걸리 잡고 있던 손을 놓습니다.

"이런 염병할 막걸리 사발놈을 봤나 에잇 퉷"
씩씩거리면서 돌아가는 어르신

다음날, 어르신이 당한 봉변은
마을 주민들 사이에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모두가 모이기만 하면
용두리 슈퍼 얘기를 꺼냈죠.

"어떤 되바라진 놈이 나타나서
지가 뭔데 외상은 받네, 안 받네 그러고 있대"
이런 쑥덕거림은 당연히 용두리 슈퍼 주인인
백두관의 귀에도 빠르게 들어갔죠.


한걸음에 자기 슈퍼로 달려간 백두관
도착하니 놀라운 광경이 펼쳐져 있습니다.
대문짝만한 현수막이 붙어 있었던 거죠.
'외상 사절, 쿠폰제 도입'

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슈퍼 앞에 모두 모여서
웅성거리고 있습니다.

좀 더 가까이 가니
홍수철의 얼굴이 보이네요.
한걸음에 달려가 버럭하는 백두관

"자네 지금 내 사업체에서 뭐하는 짓인가?"
"내 허락도 없이 이게 다 뭐여?"

홍수철은 백두관을 진정시키며 말합니다.


"자 들어보세요, 사장 어르신
여기가 돈 받고 파는 슈퍼에요?
당근마켓 나눔이에요?
갚으면 갚고 말면 말고?
아직도 못 받은 돈 허다하다면서요?"

반사적으로 버럭하는 백두관
"이 사람아, 시골 슈퍼는 외상이 정이여
기계처럼 그렇게 딱딱하게 하면 안 된다고!"

그런데 의외의 반전으로
뒤에 있던 아주머니 중 한명이
백두관한테 큰 소리로 말합니다.

"이장님 뭔 소리여, 외상은 당연히 안 되제"
"우리는 이제 쿠폰 받을거여!"

백두관은 어안이 벙벙
"이게 무슨 급반전, 쿠폰 같은 소리여? 뭔 쿠폰?"

알고 봤더니 주민들은
항의하려고 온 게 아니었습니다.
모두가 홍수철의 얘기를
귀 기울여서 듣고 있던 거였죠.

한걸음 더 앞으로 나와 크게 말하는 홍수철

"자, 여러분 말씀드린 것처럼
이제 외상 거래는 완전히 없어지고
뭘 사든, 얼마를 사든 한번 사실 때마다
쿠폰에 도장 하나씩 찍어드립니다.
10개 다 찍으면 아시죠?"

갑자기 박수치고 환호하는 용두리의 주민들
아직도 상황파악이 덜 된 백두관
자기도 모르게 주민들 입장에 빙의돼서
어떤 아주머니한테 묻습니다.

"쿠폰 모으면 대체 뭘 주는디요?"

아주머니가 말합니다.

"모르면 짜져 있어"
"내가 사장인데 어떻게 짜져 있어유?"
"쿠폰 모으면 곶감찰떡 준대"
"그게 뭔데요?"

아주머니는 갑자기
자본주의 협찬 악령 열두마리 빙의된 목소리로
열정적으로 떠듭니다.

"삐딱뷰 스토어에서 절찬리에 판매중인
쫄깃한 찰떡에 달달한 곶감 맛도 나는
한번 물면 멈출 수 없는 마성의 맛, 영양 간식
어떻게 이런 맛이?! 백현우, 홍해인도 좋아할 곶감찰떡
그것을 쿠폰 모으면 하나씩 준대"

이제서야 상황파악된 백두관
넌지시 읊조립니다.

"광고를 찰지게도 박아놨네"

 

💖어떻게 이런 맛이?!
쫄깃달달 멈출 수 없는 곶감찰떡

그런 두관에게 수철이 다가와
두손을 꼭 붙잡으며
세상 평화로운 미소로 말하네요.

"사장 어르신 보셨죠?
저 퀸즈 마트 대표, 어후철이에요.
문제가 있으면 문제를 해결하면 돼요
용두리에도 혁신이 필요하다니까요?
최소한 변화에 발은 맞춰야지
뒤 떨어지면 안 되는 거잖아요"

뒤에서 주민들이
그의 말에 힘을 실어줍니다.

"옳소"
"외상이 당연한 게 아니여"
"현금 내고 사야제, 쿠폰도 받고"

저 멀리서 이 모든 걸
다 보고 있던 수철의 아버지 홍범준
그는 새삼 아들이 달라보입니다.
그리고 지난 세월들 주마등처럼 스칩니다.


아버지 홍만대는 항상 자기를 못 미덥게만 여겼었죠.
다른 대안이 없기에
핏줄이라는 이유만으로 경영권을 떼어준 후에도
항상 못미더워서 노심초사
말아먹진 않을까 전전긍긍
늘 그렇게 기대보단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던 아버지였습니다.

돌이켜보면 너무나도 싫었던 아버지의 그 모습을
자기도 아들한테 똑같이 하고 있었던 겁니다.

정작 아들한테 필요한 건
믿어주고 의심하지 않고
설령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힘을 주는 게
부모의 역할인데도 말이죠.

가슴이 먹먹해진 홍범준
주민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아들의 손을 잡으며 말합니다.

"잘했다, 퀸즈를 되찾으면
내 금고지기는 네가 되어주렴"

눈시울 붉어진 홍수철이 말합니다.
"네 아버지, 일단 천다혜 그년부터 조지구요"

그렇게 용두리 생활은
모두에게 전환점이 됩니다.

올바른 기업 경영과 철학을 배우고
가족들간의 관계도 새로 쓰여집니다.

제일 중요한 건 이 모든 걸
홍해인도 다 지켜보고 있다는 겁니다.


홍해인은 한층 성숙해진 동생을 보면서
자기의 몸과 마음도
조금씩 회복되어 감을 느낍니다.

이렇게 맑은 공기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긍정의 에너지를 주고 받는다면
홍해인 백혈구 수치도 금새 높아져서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게 되겠죠.

이 모든 기적을 용두리에서 쓰고 있습니다.


망해서 쫓겨온 게 아니라
현우 덕분에 선물 같은 용두리로 온 겁니다.

지금까지의 모든 내용은
삐딱뷰 완전 각색본이기 때문에
방송에 나올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그냥 또 하나의 이야기
눈물의 여왕 다른 버전 정도로
생각하고 즐겨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용두리에서 펼쳐지는 다른 이야기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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