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삐딱뷰입니다.
'천국보다 아름다운' 지난 첫방송에 이어
더 재밌는 2화의 스토리 전해드리겠습니다.
몹시도 후회하는 해숙
천국에 오면서
남편은 30대를 선택해
이렇게 봄날의 가물치마냥 팔팔하고 싱싱한데
괜히 나만 80세를 선택해서 완전 꼬였다.
제대로 꼬였다.
기분이 지하 바닥 땅굴 파고 들어가는
해숙의 마음을 풀어주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해보는 낙준
튼튼한 두 다리
건강한 몸으로 다시 태어나 만나면
이렇게 해숙을 업어주는 게 소원이었었죠.
이제는 가능합니다.
행복한 이 순간
하지만 해숙은 여전히
착잡, 씁슬, 비통, 자책 그 자체...
혹시나 예쁜 집을 보여주면 좀 나을까.
그야말로 천국의 모던 하우스
낙준이 해숙 기다리면서 꾸민
멋진 집을 보여주지만 소용 없네요.
해숙의 기분, 조금도 나아지지 않습니다.
등산용품도 보이네요.
오랜 세월을 하반신 마비로 살아왔던 낙준
천국에서는 함께 등산도 하기 위해
이렇게 다 준비를 해놨는데
상황이 좀 애매해졌습니다.
연로하신 여든의 노약자 아내를
업고 올라가야 될지도 모르는 상황.
제일 슬픈 건 역시 해숙
쭈글쭈글 자신의 손을 보니
한숨만 더 깊어집니다.
자기만 빼고 모두가 행복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천국에서는 젊은 나이를 선택해
아주 즐거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죠.
푸릇푸릇한 이곳에서
자신만 여든의 이방인처럼 느껴지는 해숙
모두가 자기를 보며
수근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어떤 여자가
해숙을 뚫어지게 계속 노려보고 있네요.
눈알에 깁스한 듯, 눈 깔줄 모르고
계속 쳐다보고 있는 여자
그러더니 이내 사라져버립니다.
저 여자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
상심 가득 해숙과 달리
낙준은 그녀의 나이 같은 건 상관이 없습니다.
숫자는 나이에 불과할 뿐이죠.
쭈글쭈글 여든살의 해숙도 해숙입니다.
한평생 일편단심 해숙바라기 낙준이었던 것처럼
천국에 온 지금도 그 마음 그대로
한치의 변함도 없습니다.
낙준의 눈에는 여전히 예쁘고 여전히 고운
첫사랑, 끝사랑 해숙인 겁니다.
내 사랑이 슬퍼하니 더 슬픈 낙준
일부러 천진난만 넥타이 메달라고 하면서
신혼 느낌 한껏내며 기분을 풀어주려 애쓰지만
쉽지가 않네요.
해숙은 자기 얼굴을 보기가 싫었는지
거울을 수건으로 막아놓기까지 했습니다.
생각이 많아지는 낙준
그래도 이 또한 지나가리.
영원한 슬픔은 없죠.
다음날 힘내서 해숙에게
동네 구경을 시켜줍니다.
천국에도 있을거 다 있네요.
사우나, 여행사, 김밥, 떡볶이, 커피숍까지
그러나 해숙의 눈에는 하나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아직도 다들 자기만 쳐다보는 것 같죠.
그러다 도착한 곳은 '행복지원센터'
죽기 전으로 치면
주민센터 같은 곳입니다.
우리가 이사가면 전입신고를 하듯이
해숙을 포함한 천국에 처음 온 사람들이
오리엔테이션 받기 위해
이곳에 온 겁니다.
천국에도 이상한 사람은 있네요.
머리 살짝 돌은 낯선 남자가
갑자기 해숙한테 달려들려고 하자
낙준이 반사적으로
가뿐히 제압해버립니다.
갑자기 심쿵, 콩닥 느끼는 여든의 해숙
남편이 젊은 30대인 게 이럴 땐 좋네요.
소녀 감성 느껴집니다.
모두 모이자 센터장 등장해서
본격적인 오리엔테이션 시작합니다.
센터장은 머리부터 옷까지 온통 하얀색
뭐 하나 튀면 작살 나는 거죠.
워낙 하얗고 광채까지 나니
해숙은 저 분이 하느님인줄 알고
감격의 영접을 했다가
제지를 당하기도 했었습니다.
그냥 천국의 공무원 중에
꽤나 높은 사람 정도 된다고 하네요.
어쨌든 천국의 신입 주민들 앉혀놓고
올바른 천국 생활 가이드
상세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빠르게 요약하면 대략 3가지 정도
1. 때리지 마라
2. 욕하지 마라
3. 잘못하면 지옥 간다
때리지 말고, 욕하지 말고
착하게 살라는 건 대충 알겠는데
마지막 3번, 잘못하면 지옥 간다는 뭘까요?
이미 천국에 왔는데 지옥엘 가다니?
알고보면 간단한 세계관입니다.
천국에 왔다고 끝이 아니라
죄 짓거나 못된 짓하면
언제든지 지옥에 보내질 수 있다는 겁니다.
현생에서처럼 수많은 CCTV들이
다 감시하고 있으니까
남한테 피해주지 말고
착하게 살라는 겁니다.
그럴만도 하네요.
그런 규정 없으면
천국도 무법천지가 될 수도 있겠죠.
천국이 계속 천국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규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천국에서 하지 말라는 짓은
다 하고 살았었던 해숙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합니다.
"나같은 사람이 어떻게 천국에 온 거지?"
오리엔테이션 끝나고
식당에 밥 먹으러 왔는데
여기서는 죽기 전에
선한 일로 쌓았놓은 마일리지를
돈처럼 이용하면 된다고 하네요.
죽기 전 고금리 일수업자였던 해숙
쓸 수 있는 돈이 하나도 없을까봐 걱정입니다.
조마조마하면서 리더기에 손을 대보는데
다행히 금액 차감된 후
맛있는 밥이 나오네요.
상상한 음식은 무엇이든 제공된다고 합니다.
역시 천국은 천국
해숙이 한숨 돌리며 밥을 먹는 이 순간
현생의 영애는 오열하면서
라면을 먹고 있습니다.
이제는 세상에 없는 해숙 때문이죠.
혼자 남은 썰렁한 집, 차가운 공기
오직 라면만 뜨겁습니다.
서럽게 펑펑, 눈물 젖은 라면
고아나 다름없던 영애를 어렸을때부터 데려와
엄마처럼, 선배처럼, 스승처럼
먹여주고 재워줬던 해숙이 더이상 세상에 없기에
존맛탱 라면 조차도 그녀의 슬픔을
막을 수 없는 겁니다.
그렇다면 영애가 먹고 있는
이 라면의 이름은, 너구리
왜 너 구리 우니?
영애가 저리 슬픈 걸 아는지 모르는지
천국에서의 해숙은 둘째날 맞이합니다.
오리엔테이션 이틀째
조금씩 조금씩 적응을 해나가고 있죠.
오늘은 낙준이 화이팅까지 외쳐주네요.
자기 나이 받아들이고
적응해나가기로 결심한 해숙은
일부러 나이 지긋한
동년배들 주변에 앉습니다.
그런데 조금씩들 이상하네요.
다 큰 남자가 공 하나로 재밌어 하지를 않나,
그 공이 저리 떨어지니까
서로 줍겠다고 우르르 몰려 나가지를 않나,
얼핏 개 같은 상황들이 펼쳐진 겁니다.
알고봤더니 이 사람들은
전생에 진짜로 개였던 거네요.
천국에서 주인 만나니
신나게 개웃음치며 뛰어나가는 사람들
반려견과 주인들이
저승에서 다시 만난 겁니다.
우리가 소중한 이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건
그가 없는 이곳에서 나만 영원히 살것 같다는
착각 때문이죠.
결국에는 모두 죽습니다.
단지 조금 먼저 가서 기다리는 거라고 생각하면
그래도 위로가 되네요.
여기있던 사람들 모두 전생에 개였으니
개그룹 사이에 있었던 해숙도
똑같이 개로 착각하는 직원
"나는 개 아니에요, 사람이에요"
개취급 하지 말라고
목소리 높여 항변하지만
쉽지가 않습니다.
다들 그렇게 말한다고 하네요.
어렵게 어렵게 설득시킨 후
자리에 앉아 한숨 돌리는데
지난번에 해숙을 노려봤던
눈알 경직 의문의 낯선 여자가
또 다시 나타났네요. 그것도 코앞에
그런데 자세히 보니까
하는 짓이 왠지 낯익습니다.
"누구지..? 누굴까..?"
갸우뚱 해숙
아직도 모르겠냐는 눈빛으로
물끄러미 꾸준히 째려보는 여자
이윽고 눈치챈 해숙은
완전 깜짝 놀랍니다. 쏘냐
네, 이 여자는
해숙이 키웠던 고양이인 쏘냐가
천국에서 사람의 모습으로
환생을 한겁니다.
물음표가 느낌표 되면서
너무 반가워하는 해숙
천국에 온 보람 있습니다.
모두모두 다 만나네요.
문제는 오직 한가지
잘못 선택한 해숙의 나이
그래도 해볼 수 있는 건 다 해봐야죠.
다음날 낙준과 함께 민원실에 찾아가
실수였다고, 다른 나이로 바꿔달라고
사정사정을 하는데
"안 됩니다"
단호하게 잘라버리는 직원
"왜 안 돼요, 해줘요"
천국의 진상 빙의해서
열심히 민원 제기를 해보지만
아니, 거의 떼를 써보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것.
여전히 차가운 단호박인 직원
그런데 뜻밖의 아이디어를 내놓습니다.
해숙이 젊어지는 건 불가능하지만
반대로 낙준을 늙게 하는 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하네요.
더 놀라서 노발대발하는 낙준
"왜 그것만 가능해, 일관성이 있어야지"
"늙게 하는 것도 안 된다고 해줘"
그런 낙준을 바라보는 해숙은
섭섭함이 밀려옵니다.
"이 놈이 지 혼자 젊게 살겠다고..."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그래요, 그럼 나를 늙게 해주세요"
낙준이 결심 굳힌 듯 말하네요.
결심과 멘트는 멋있는데
눈은 세상 처량하게 울고 있습니다.
실제로 쥘쥘 짭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또한 불가능하다고 하네요.
한번 정한 나이는
절대 바꿀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큰 소득이 있네요.
해숙이 낙준의 마음을 확인한 겁니다.
여전히 해숙바라기, 일편단심
흔들림 없는 외사랑 지고지순 낙준
그렇게 50년 가까이 차이나는 천국의 커플은
사랑 가득, 애정 듬뿍 다정함으로
집에 돌아옵니다.
집에는 낙준이 준비한 더 큰 사랑
해숙을 위한 깜짝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죠.
낙준의 마음 표현한
블링블링 멋진 플랜카드를
공개하기만 하면 되는데
이게 웬 일, 저 여자는 또 누구?
더 블링블링하고
젊고 예쁜 낯선 여자가
둘의 눈 앞에 서있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의아한데
낙준을 발견하고는
로또 연속 당첨 이상의
완전 행복한 표정으로
낙준을 와락 껴안아 버리네요.
이제 의아함을 넘어선 충격
이게 무슨 천국의 막장 불륜 로맨스여...
경악하는 해숙
이 여자는 누구?
고새 딴 살림이라도 차린거여?
해숙은 길길이 날뛰면서 포효합니다.
그런데 아까 센터장이 말했죠.
천국에서는 때리거나 욕하면 안 된다고...
도대체 저 여자는 누구이고, 왜 나타났으며
해숙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지옥 갈까요?
몹시도 궁금한 이 순간
천국보다 아름다운 2회가 끝이 나네요.
반백살 차이나는 것도 서러운데
삼각관계까지 끼어들었습니다.
한지민 배우의 등장으로
더더욱 재밌어질 다음 3회
설레이는 마음으로 함께 기다려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