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폭싹 속았수다 4막
마지막 이야기의 포스터가 공개되었네요.
선글라스까지 끼고 한껏 멋 부린 관식이
애순을 등에 업고 있습니다.
업혀있는 애순의 표정이 한없이 밝죠.
애순이 행복해하니까 관식도 지금 이순간
지극한 행복감을 느끼는 게 여실히 전해지네요.
비록 업혀있는 건 애순이지만
반대로 애순이가 오히려
관식이를 지탱해주는 존재라는 게
상징적으로 느껴지죠.
세상에 태어난 이유
양관식한테는 그런 표현이 딱 어울립니다.
저 멀리 날아가고 있는 비행기
비행기는 이별, 떠남, 새로운 시작 등을 암시하며
더불어 겨울의 눈 내리는 이미지를 통해
인생의 끝자락, 긴 여정의 마무리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네요.
폭싹 속았수다 마지막 4막은
진짜 마음의 준비를
크게 하고 봐야될 것 같습니다.
크나큰 눈물바다가 예정되어 있겠네요.
결국에는 누구나 죽듯이
애순과 관식도 그러할터인데
드라마 속 그 모든 이야기들이
우리네 인생사, 우리네 부모님과 오버랩되면서
아주 큰 여운과 감동, 슬픔이
동시에 밀려올 것 같습니다.
애순의 손에 노트가 들려있네요.
금명이한테 선물로 받은 노트겠죠.
인생 끝자락에 드디어 자기만의 시를
마음껏 써내려가는 걸로 보이네요.
비록 장원이나 대상 같은
눈에 보이는 명예와 성과는 없지만
느즈막히 문학소녀의 꿈을 이뤄
자기만의 멋진 인생 시를 써내려가는 거겠죠.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희생해온 삶
자식들 다 키우고 느즈막히 이제서야 시인이 되어
가계부가 아닌 제일 소중한 노트에
자기만의 시를 쓰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 곳곳에 짧은 시적인 문구들이
떠오르는 연출이 계속 사용되죠.
우리는 지금까지 애순이 써내려간
길고 긴 인생 시 16편을 보는 게 아닐까 싶네요.
포스터 속 두 사람은 분명 환히 웃고 있는데
보는 우리한테는 왠지 모를 슬픔이 느껴집니다.
둘 중 한명은 먼저 세상을 떠날거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겠죠.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겠죠.
이럴 땐 그냥 열린 결말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 슬픈 그 장면을 어떻게 봐야될지
벌써부터 슬픔의 안전벨트
단디맬 준비를 해야되겠네요.
무쇠 팔불출 관식은
마지막까지 애순을 위해 헌신하고
자신의 모든 걸 내어주는 듯 하네요.
애순의 결말에는 크게
두가지의 가능성이 예상됩니다.
치매 혹은 그 외 다른 질병
만약 치매에 걸린다면
얼마나 마음 아픈 장면들을 봐야될까요.
사랑의 힘으로 평생을 버텼고
자식들 위해 헌신하느라
자기 인생은 누려본 적이 없는 애순인데
만약 남편인 관식과 관련된 기억들을
금명, 은명이와 관련된 기억들을
서서히 잃어가는 엔딩이라면
보는 시청자들이 그 슬픔을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혹은 어떤 질병으로 아파서
거동까지 불편해지는 게 아닐까 싶네요.
관식이 아픈 애순이를 업고
매일 같이 부축해 함께 병원에
다니면서 치료에 전념하는
마지막까지 감동, 헌신적인
관식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을까 예상됩니다.
어느 쪽이든 끝은 예건되어 있기에
눈물바다 엔딩은 피할 수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작가님께서 마지막 순간을
단순한 슬픔만으로 그려낼 것 같지는 않네요.
누구나 끝이 있고 결국에는 죽기에
돌이켜 지나왔던 과정들이 아름답다면
그래도 행복하게 웃음지으며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는
슬픔 속 행복과 희망이 공존하는
그런 복합적인 가슴뭉클
깊은 여운의 엔딩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되네요.
관식은 과연 자신의 생전 바람대로
애순을 먼저 잘 보내고 나서
자기도 따라가게 될까요?
인트로 요양원 장면에서는
관식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걸로 보아
관식은 자신의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을 가능성이 커 보이죠.
물론 반전이 있을 수 있고
그러길 바라지만
만약 관식이 먼저 떠났다하더라도
많은 이들이 기억 속 부모님과의 추억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것처럼
애순과 금명이, 은명이도
관식이를 추억하며
행복한 웃음을 짓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너무나 어렸고, 여전히 여린 당신의 계절에게
애순과 관식의 인생이 그러하고
우리네 삶이 그러합니다.
모두가 너무나 어렸고,
성장해 나이들고 부모가 되면
누구보다 강인하고 단단해보이지만
실은 여전히 여린 존재들이죠.
애순과 관식이 지나오는 계절이
우리의 계절과 똑같기에
시청자들 모두가 더더욱
공감할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역대급 드라마 인정
설레이고 떨린 마음으로 함께 기다려봅니다.
감사합니다.